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행정/징계 소청 해고

징계위원회 구성 잘못과 해고의 효력

by 서경배변호사 2023. 5. 28.

◇ 해고 효력을 다툴 때에는 절차적 잘못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

사용자는,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,    비위 사유에 대하여 조사를 진행한 후 징계위원회의 심의, 의결을 거쳐 해고를 하게 됩니다.

 

근로자 입장에서는, 비위 사유를 인정할 수 없거나, 사유가 인정하더라도 해고를 당할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 민사 소송으로 해고무효확인 소를 제기하거나 부당해고구제신청을 거쳐 행정소송을 통하여 그 구제를 구하게 됩니다.

 

근로자는 대체로 실체적 위법 사유(해고 사유 부존재, 해고 처분의 부당성)를 다투는데, 징계위원회의 구성상 하자 등 절차적 위법 사유를 적극 주장하는 것도 해고 구제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.

관련하여 징계위원회 구성 상 하자가 있는 경우와 관련된 판결을 소개합니다.

 

◇ 징계위원회 구성 잘못으로 해고 무효가 되기도 

 

A의료조합은 직원 B에 대하여 조합 임직원을 상대로 한 인신모독행위 등 비위를 인정하여,

징계위원회 심의, 의결을 거쳐 해고하였습니다. 그런데 징계위원회 전체 위원 6명 중에는

징계사유인 인신모독 행위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4명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.

 

A의료보험조합의 취업 규칙인 지역의료보험조합운영규정 제94조는

“징계위원회의 위원 중 징계혐의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유와 관계가 있는 자는

그 징계사건의 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”라고 규정되어 있었습니다.

 

대법원은 “ 조합의 운영규정 제94조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징계권을 보장하기 위하여

피징계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유에 관계있는 자를 모두 징계위원에서 제척시키려는 강행규정으로서, 이러한 제척원인이 있는 징계위원은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당해 직무집행으로부터 제외되고

이에 위반한 징계권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고, 여기에서 피징계자의 친족이나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라 함은 대체로 피징계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거나 징계혐의 사유의 피해자를 말하는 것”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(대법원 1995. 4. 28. 선고 94다59882 해고무효확인등).

   

위 사건에서 전체 징계위원 6인 중 인신모독행위의 직접적 피해자 4인은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이어서 위 징계위원회의 결의에 기하여 이루어진 조합의 해임처분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절차 위반의 점에 있어서 이미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.

 

◇ 징계위원회 구성 잘못이 치유되는 경우도 

 

근로자에 대한 징계 해고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징계절차에 있어 징계위원회 구성상의 하자 및 의견진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는데, 이후 재심위원회에서의 재심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사건에서 해고의 효력이 문제되었습니다. 

 

대법원은 "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래의 징계과정에 절차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심과정에 보완되었다면 그 절차 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"고 판단하였습니다(대법원 1993. 10. 26. 선고 93다29358 판결 해고무효확인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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